한국 경제의 최대 뇌관인 가계부채(대출)가 3년 6개월 만에 국내총생산(GDP) 아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가계부채는 소비위축을 불러오고, 이는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신(新) 3고(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가계부채 감소는 반가운 소식이다. 2021년 하반기 이후 기준금리 인상과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빅 거품’이 다소 꺼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안정적인 수준의 가계 부채 비율에 이르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높아지고 있는 서민·자영업자 등의 연체율도 고민거리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한국의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98.9%로 집계됐다. 2020년 3분기(100.5%) 100%를 넘은 이후 처음으로 100% 아래로 내려왔다. 가계 부채 비율이 가장 높았던 2022년 1분기(105.5%)보다는 6.6%포인트 낮고 1년 전(101.5%)과 비교하면 2.6%포인트 내린 수치다. 가계부채 비율 100%는 통화·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일본이 세계 최고의 고령화 국가이지만 이를 우리나라가 빠르게 따라잡을 것으로 많은 기관에서 전망하고 있다. 2025년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우리나라 보다도 20년 빠르게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던 일본을 넘어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2045년경에는 일본의 고령화 비율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빠르게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젊은 세대의 고령자 부양 부담이 늘어나고 부양의식이 변화하면서 노인혐오 현상이 사회 문제화되고 있다. 2018년 9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한 노인인권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노인의 약 40%와 청·장년층 90%가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 수치가 더 올라갔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 사회는 급격한 고령화와 함께 청년실업 및 양극화 심화, 문화·이념적 차이 등으로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세대 간 소통의 어려움은 노인혐오, 세대 갈등 등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 표현은 이제 노인을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노인혐오
[FETV=심준보 기자] 음악 저작권이나 미술품 등의 기초자산을 조각으로 나눠 투자하는 증권형 토큰(STO) 법제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STO 시장 시가총액이 올해 34조원에서 오는 2030년 36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등은 ST 법제화가 올해 완비되면 2028년 23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포괄적인 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관련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약 10개월째 국회에 계류 중이며,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두 차례 상정된 것에 그쳤다. 오는 29일 21대 국회가 종료되고 30일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모든 법안은 자동 폐기되며, 재발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의 법안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가면서 증권형 STO법제화는 22대 국회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과 야당 모두 공약집에 토큰증권 관련 제도화를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어 재발의부터 통과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FETV=최명진 기자] "최씨 고집은 못꺾는다" 기자의 성이 최씨인 관계로 옛날부터 은근히 많이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아내의 성이 최씨 3명이 모여도 이길 수 없다는 '강씨'이다 보니 기자는 늘 잡혀 사는 신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강씨 고집' 때문에 가정의 평화가 깨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게임 기자의 기자 수첩에서 고집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뜬금없다고 여겨지겠지만 개인적으로 고집은 게임업계에서 중요한 덕목(?)중 하나다. 기획부터 개발 과정 출시 이후 운영, 새로운 콘텐츠까지 게임에 맞는 방향성이 필요하다. 이 모든 과정에서 퀄리티와 본질을 고집스럽게 지킬 수록 오랫동안 사랑받는 베스트셀러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기 마련이다. 게임업계에는 남들이 알아주는 고집(?)스런 전문가들이 있다. 로스트아크의 금강선 초대 디렉터나 데이브 더 다이버를 개발한 황재호 디렉터, 블루아카이브를 총괄하는 김용하 디렉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덕분에 각 게임은 초심을 지켜가면서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 기자가 만나는 업계 관계자들은 “그 게임 디렉터는 팀원이나 협력부서의 이야기를 수용하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밀고 나간다”는 이야기를 종
‘PR’ 혹은 ‘홍보’라고 하면 흔히들 많이 알리고, 유명하게 만드는 활동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PR의 본질은 ’퍼블릭 릴레이션(Public Relations)’라는 이름 그대로 주요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관계’는 단순히 관심을 끌거나 당장의 이득을 취하기 위한 일시적, 즉흥적 목적보다는 신뢰와 진정성에 기반해 지속가능한 연결을 만드는 일이다. 그렇기에 PR은 광고에 비해 당장의 즉각적 반응이나 결과를 얻기는 어렵지만 주요한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해 궁극적으로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만들어내는 가치있고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하는 일이다. 최근 한 뷰티 관련 스타트업의 홍보를 진행하며 이 관계의 '진정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 있었다. 아직 작은 초기 스타트업이지만, 차별화된 제품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던 이 스타트업의 대표는 큰 맘 먹고 참가했던 해외 박람회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인스타를 통해 우연히 알게된 현지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인스타 다이렉트 메세지(DM)으로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다행히
[FETV=권지현 기자] "챗GPT 시대에 살아남는 인간 유형은 두 가지뿐입니다. 머신러닝인 인공지능(AI) 시스템에 데이터를 입력해 챗GPT의 진화를 돕는 인간 혹은 챗GPT가 절대 가질 수 없는 공감 능력을 보유한 인간." 코로나19 바이러스 출현을 제외하면, 최근 몇 년래 글로벌 톱이슈는 챗GPT의 등장인 듯하다. 작년 초 한 유튜브 채널에서 AI 전문가가 말한 위 '두 인간 유형'은 한동안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은행 출입기자로서 업계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꽤 오랫동안 물어도 보았다, "이 두 인간 유형에 따르면, 결국 챗GPT 시대에 은행이 살아남는 방법은 금융소비자들의 상황을 공감하고 이를 반영한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것 아니겠어요?" 정보량이 많아지면 생활은 윤택해질까. 질문 범위를 좁혀, 은행이 언제 무슨 일을 어떻게 하는지 더 알게 될수록 금융소비자는 행복해질까. 이르면 이달 말 시중·지방·특수·외국계은행,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한 국내 18개 은행은 지난해 수익·비용, 금리, 보수, 사회공헌, 배당 등 경영현황이 담긴 '2023년 경영현황 보고서'를 일제히 공개한다. 당초 은행들은 4월 말까지 은행연합회와 각사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등
[FETV=김창수 기자] 5년 전인 2019년 한 점심 식사 자리에서 들었던 말이 기억난다. 의사인 지인이 전기차가 어떤 건지 궁금해서 테슬라 전기차를 '세컨드 카’로 매입했다는 것이다. 이 지인은 테슬라 전기차는 실내 인테리어 마감이 기존 완성차에 비해 좋지 않았다는 언급도곁들였다. 당시는 전기차 유행이 전세계를 휩쓸 때였다. 이 때 전기차는 주로 얼리어답터 성향의 소비자가 주객이었다. 전기차 확산 초기인 탓에 일반 완성차 브랜드에 비해 디테일한 품질이 아쉬운 시절이었다. 반면 전기차는 매연을 뿜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또 충전 전기료가 내연기관 대비 저렴하며 보조금을 받으면 차량가 부담을 덜 수 있는 등 장점을 두루 갖췄다. 전기차 붐은 이후 당장 업계 대변혁을 가져올 것처럼 돌풍을 일으켰다. 테슬라, 리비안 등 순수 전기차 브랜드뿐 아니라 현대차·기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기성 브랜드도 경쟁적으로 전기차를 출시했다. 잘 나가던 전기차 생태계에 이상이 감지된 건 지난해부터다. 나날이 커지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성장률은 2023년을 고점으로 반토막났다. 내수에서도 2020년부터 해마다 늘던 판매량(매해 1분기 기준)이 올들어 25%나 빠졌다. 전문
[FETV=허지현 기자] 우리나라는 오래 전부터 드라마 강국으로 자리 잡아왔다. 기자 또한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드라마를 즐겨 보는 시청자중 한 명이다. 그 중에서도 '재벌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자극적인 소재다. 고전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재벌 이야기'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췄기 때문이다. 기자 가족이 한때 즐겨 봤던 일일드라마가 있었다. 재벌을 소재로 한 이 드라마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쓰레기 같은 짓을 서슴치 않는 '친자'와 핏줄은 아니지만 능력 있으면서도 도덕성까지 겸비한 '양자'가 후계자 자리를 두고 싸우는 내용이 나온다. 보통 드라마상 재벌 승계는 핏줄간에, 혹은 핏줄과 타인간의 물고 물리는 진흙탕 싸움을 다룬 내용이 많다. 흔히 말하는 '막장드라마'다. 기자는 자신의 핏줄을 이은 친자식을 사랑하지만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후계 자리를 친자에게 주지 않는 드라마속 회장의 감정선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형제·자매가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윗 사람의 옷이나 신발, 가구 등을 물려 받아 써 본 경험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부모의 유산도 자식들이 상속 받는
[FETV=박지수 기자]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 기자는 이같은 소리가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는 고물가 상황을 빗댄 서민들의 푸념 섞인 우스갯 소리인 줄 알았다. 하지만 요즘 식품·외식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볼멘 소리가 무성하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모인 지인 4명과 함께 고깃집에 간 기자는 고기 8인분과 소주 2병, 맥주 4병, 콜라 한 캔을 시켰다. 결제 포스기에 찍힌 금액은 30만원이 훌쩍 넘었다. 금액을 보니 ‘일시불’로 결제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결국 저녁 한 끼에 2개월 ‘할부’를 이용했다. 2차로 간 술집에선 생맥주와 하이볼, 그리고 안주로 먹태와 카나페를 시켰다. 다음날 정신을 차린 후 카드 영수증에 찍힌 모든 금액을 더해보니 총 36만 7000원. 금액을 보니 기분 탓인지 쓰린 속이 더 쓰렸다. 4·10 총선이 끝난 지 20일이 지난 지금 식품·외식업계는 마치 손발이라도 맞춘듯 일제히 상품 가격을 올렸다. 그동안 총선이 끝나기만을 기다린 것처럼 가격 인상 행렬은 하루가 멀다하고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직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하지
요즘엔 인생 100세 시대란 이야기를 흔히 들을 수 있다. 고령화사회가 되는 일, 다시 말해서 오래 살 수 있어 고령자가 늘어나는 사회가 된다는 것은 본래 기쁜 일이다. 의학의 발전, 사회보장의 충실, 공중보건의 정비 등을 배경으로 하는 선진국 수준의 혜택을 받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을 드러내 놓고 기뻐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인구 고령화'로 인한 과제는 생활 전반을 둘러싼 각양각색의 요소들을 내재하고 있고, 어떤 하나의 영역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우선은 노후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사회보장, 건강과 의료 및 복지정책의 충실함이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삶의 보람을 확보하기 위한 고용정책이나 지역별 정책의 재구축도 필요할 것이다. 시장이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수정도 불가피할 것이다. 이렇게 광범위하게 걸쳐있는 요소가 복잡하게 서로 관련돼 있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 가기 위해서는 행정이나 산업계, 국민들이 서로 연계돼 있는 형태로 협동해 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고령화사회, 장수사회에 비전을 제시하고 사회의 협동을 촉진하는 기폭제로서 장수 국가를 중심으로 현재 '노년학(Geront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