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22대 국회의원 선가가 끝났다. 업(業)이 홍보인데다 지난해 모 금융계 선거캠프에 참여하며 선거 홍보에 관심을 갖게 된 터라 이번 총선에 과연 각 당, 주요 후보들이 어떤 식으로 홍보마케팅을 전개할 지도 개인적으로는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번 총선에서 가장 홍보마케팅을 잘한 사람으로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를 꼽을 것이다. 사실 자녀의 입시비리 이슈 등으로 재기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던 그가 이번 총선의 가장 뜨거운 이슈 메이커로 돌풍을 일으키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창당 한 달 만에 12명의 비례대표를 당선시킨 배경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조국 후보와 조국혁신당의 홍보마케팅 전략도 한몫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더 선명하게’라는 그들의 구호처럼 당명 네이밍부터 현장에 이르기까지 선거를 치르며 진행한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홍보마케팅의 교과서에서나 볼 법한 정석 그대로였다. 우선 당명을 자신의 이름을 딴 ‘조국혁신당’으로 셀프브랜딩하며(조국(曺國)이 아닌 보통명사 조국(祖國) 사용) 신생정당의 이름을 모든 사람들이 한번 들으면 외울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하나 ‘
지난 2017년 당시 나는 창업 후 7~8년을 쉼없이 달려온 데다 창업과 비슷한 시기에 찾아온 부모님 두 분의 투병이 겹치며 몸과 마음이 지치고 망가져 있었다. 2017년 그날도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직원의 면담 아닌 통보를 받고 또 한번 마음의 상처를 받으며 당장 고객사에는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대체인력은 어떻게 구하나 등등 이런저런 생각에 심란한 맘으로 탄천변을 걷고 있었다. 그러던 중 바람을 가르며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무리 '달리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 나와는 다른 그들의 모습이 참 여유롭고 좋아 보였다. ‘나도 달리기나 해볼까?’ 인터넷으로 동네 달리기 모임이 있는지 찾아보다 ‘달리기교실’이라는 것이 매주 열린다는 공지를 보게 됐다. 그 달리기교실은 지역 내 마라톤클럽에서 운영하던 모임으로 이를 계기로 나는 클럽에 정식 가입하고 마라톤 풀코스도 몇 차례 완주하며 아마추어 마라토너가 됐다. 힘들고 괴로웠던 일도 달리기를 하다보면 별 것 아닌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여겨졌고, 꽉 막힌 문제도 달리다보면 의외의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기도 해 좋았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라톤은 젊은 층에게는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하고 오랜 기간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남아
내가 J 감독을 처음 만난 건 7~8년 전 세상에 필요한 의미있는 프로젝트들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홍보, 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 모임에서였다. 당시 학교를 졸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초보 영상 감독이었던 그와의 인연은 그 자리에서 그렇게 잠시 스치듯 기억 속 저 멀리 까맣게 잊혀졌다. 그 후 7년 여의 시간이 지난 최근 우연히 그가 우리나라 전통 장인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는 일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클라이언트의 주문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자비와 재능기부로 7년 동안이나 말이다.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일본 전통 장인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고 ‘나는 우리 전통 장인들을 영상으로 남기는 일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취지에 공감한 영상 전문가들 몇 명과 함께 전통 장인들을 영상에 담는 활동을 시작했다. 제작비 지원을 받고자 2년 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체의 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하자 자비와 재능기부로 4년 간 네 명의 전통문화 장인들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밥벌이를 위한 일이 없는 날이면 카메라를 메고 지방으로 달려갔고 코로나로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택배일을 해가며 제작비
초능력을 빼앗긴 인플루언서 8명이 한 지붕 아래 모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인도 넷플릭스 시리즈 중 ‘인플루언서 챌린지 : 소셜화폐를 모아라’라는 리얼리티 쇼가 있다. 인도의 유명한 인플루언서 8명을 한 지붕 아래 모아 놓고 계급장(팔로워수)을 모두 떼고 신규 계정에서 시작해 미션들을 수행하며 누가 가장 많은 ‘소셜화폐(Social Currency)’를 모으는지 겨루는 내용이다. 여기서 ‘소셜화폐’란 개인이 소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주로 개인의 명성이나 사회적 영향력을 말하는 것으로 개인의 사회적 영향력이 실제 삶에서 통화처럼 사용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컨테이저스 : 전략적 입소문’이라는 책에서 저자 ‘조나 버거(Jonah Berger)’는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적 가치나 영향력을 높여주는 것을 공유하고자 하는 기본 심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소셜화폐의 법칙’이라 명명하고 마케팅에서 입소문을 내기 위해 잘 활용해야 할 전략 중 하나로 언급하고 있다. 프로그램 초반에는 많은 팔로워수를 가지고 있는 참가자들이 우승 후보로 점쳐졌다. 그러나 미션을 통해 가장 많은 소셜화폐를 모은 사람 즉, 가장 높은 사회적 영향력을 갖게 된 우승자는 가장 적은 팔로워수
홍보대행사를 창업해 운영한지 15년이 됐다. 홍보대행사가 하는 일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홍보를 필요로 하는 고객사와 미디어를 연결해 주는 일이다. 고객사를 대신해 세상에 알리고 싶은 정보와 홍보거리를 미디어에 전달하기도 하고 역으로 미디어가 찾는 취재거리를 고객사에게 알려주고 홍보기회를 만들어낸다. 창업 전 기간까지 포함하면 꽤 오랜 시간 홍보 업무를 하다 보니 ‘이렇게 오프라인 상에서 하던 일을 온라인으로 옮겨서 할 수는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되면 홍보비가 부담스러운 개인이 비용 부담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릴 홍보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고 나날이 치열한 콘텐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디어도 보다 다양한 취재풀(pool)을 확보하게 될 수 있을 터이니 말이다. 이런 생각에 기초해 지난해 자신의 '꺼리(거리)'를 홍보하고 싶은 사람들과 다양한 '취재거리'를 찾는 미디어가 직접 만나는 플랫폼을 론칭하게 됐다. 그런데 플랫폼을 론칭하고 운영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홍보가 필요하다며 플랫폼에 가입한 사람들이 본인의 얼굴과 스토리를 플랫폼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었다. 회원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자신을 공개하는 것이
얼마 전 업무 관련으로 오랜 만에 예전 동료, 선후배 등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다. 짧게는 몇 개월에서 길게는 수 년 만에 연락을 한 지인들과 결혼은 했는지, 아이들은 몇 학년인 지, 어디에 사는지 등 근황 토크를 하던 중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됐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대기업에서 실세로 통하던 본부장, 외국계 기업의 잘나가는 이사였던 그들이 소식이 끊긴 지난 몇 년 사이 모두 '사장'이 되어있던 것이다. 사장이 되었다고 하면 ‘와, 성공했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간 쌓아온 커리어를 밑천삼아 꽁꽁 숨겨왔던 야망을 실현하고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창업을 한 경우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조직에서 부담스러워하는 연봉과 나이가 된 오십 전후 자의반, 타의반 회사를 나와 당초 인생의 로드맵에는 없던 '창업'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그래, 이제 내 사업할 때가 됐지, 그간 해온 게 있으니 잘 될 거야’라며 덕담을 전하긴 했지만 내심 맘이 편치 만은 않았다. 충분한 준비 없이 조직이라는 안전한 아니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울타리를 벗어나 그 후광과 계급장을 떼고 마주한 현실은 내가 한달 간 만들어낸 성과가 없으면 일원 한푼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