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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준 기적의 물' 식초 사랑, 샘표식품 고 박승복 회장

식초를 매일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식초는 인류 최초의 조미료이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건강식품이다. 미국 장수지역인 버몬트에서는 식초에 꿀을 타서 마시기도 하고, 일본의 경우는 소금 대신 식초로 간을 한다. 식초의 90%는 물로 구성되어 있지만 나머지 10%에 포함되어 있는 구연산 성분이 핵심이다. 이 구연산이 몸에 쌓인 피로 물질인 젖산을 분해해 피로를 풀어준다.

전형주 장안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식초의 효능에 대해 "식초는 노벨상을 세 번이나 받았을 정도로 탁월한 효능을 입증 받은 식품이다. 식초의 유기산은 ㅠ피로회복과 노화방지에 필수적 성분이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효과로 최근 건강한 다이어트의 비법으로 식초를 꼽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 교수는 “잃어버린 활력을 찾게 한다는 식초는 음식물의 소화 대사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체내에 쌓인 독소 및 유해한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현대인의 젊음과 건강을 지켜주므로 삶을 새콤하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초는 강력한 살균작용으로 헬리코박터균 등 위 건강에 해로운 균을 죽이고, 포만감이 증가되어 다이어트 효과도 뛰어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사진) 흑초를 마시고 있는 고 박승복 전 샘표식품 회장 / 사진제공 = 샘표식품

대한민국에 식초 붐을 일으킨 장본인! 샘표식품 고 박승복 회장

식초는 늘 우리 곁에 있었지만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게 된 건 한 사람의 역할이 컸다. 아흔다섯 천수를 다하시고 작년에 별세한 국민기업 샘표의 박승복 회장은 남다른 식초 사랑으로 우리나라에 식초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박 회장이 우리나라에 식초 붐을 일으킨 계기는 2005년 10월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찬강연에서 ‘투명경영’ 을 주제로 80분 동안 강연을 하던 자리였다. 박 회장은 80분 내내 경영이야기만 하면 지루할 것 같아 강의 후반부에서는 식초이야기를 덧붙였다고 한다. 하지만 박 회장의 식초이야기가 참석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받았고 쏟아지는 질문 세례로 인해 그 자리는 경영학 강연회가 아닌 식초강연회가 되고 말았다. 이후 방송과 언론에서는 식초의 효능을 집중 조명했고 소비자들의 식초에 대한 관심은 뜨겁게 달아 오르게 되었다.

그 당시 인터뷰에서 박 회장은 “내 나이가 84세지만 48세라는 기분으로 살고 있으며 술도 잘 마시고 아무리 바빠도 피곤을 느끼지 않고 검은 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내 건강 비결은 매일 마시는 식초에 있다.” 고 말했다.

경영자가 건강해야 건강한 장수기업이 탄생한다.

별세하기 전 94세의 박승복 회장은 피부가 50세 처럼 깨끗하고 피곤도 전혀 모르고 약 30여 년간 병원에 간 일도, 약을 먹어 본 적도 없는 건강 체질이었다. 예전에는 사업상 술자리가 많다보니 만성위염 위궤양에 시달렸다고 한다. 1980년 일본 출장때 함흥 상업학교 동기였던 일본인 친구가 “식초를 먹으면 숙취가 사라지고 피로도 없다” 고 얘기한 걸 듣고 일본 서점에 직접 가서 식초의 효능과 복용법에 관한 책을 다 읽어보고 “아하, 바로 이거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 후 귀국해서 식초를 마시기 시작했는데 3일 마시는 변비가 사라지고 한 달을 꾸준히 마시니 피곤한 것을 모를 정도가 됐고, 석 달이 지나니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던 만성 위염이 감쪽같이 없어졌다고 한다. 박 회장은 “경영자가 건강해야 건강한 장수기업이 탄생한다.” 는 신념하에 스스로 장수건강을 연구하고 실천했다. 일본인들의 장수비법을 직접 관찰하여 ‘흑초’를 개발하기도 하였고, ‘백년동안’ 이라는 브랜드를 직접 만들었다.

박 회장이 화제의 인물이 된 것은 MBC 교양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건강법을 취재하러 박 회장을 찾았을 때였다. 제작진들이 박 회장의 화사한 안색과 미끈한 피부를 보고 “언제 분장을 마쳤느냐고” 고 물었다. 그가 늘 바르는 스킨로션 외에는 바른 게 없다고 하자 그 자리에서 콘티에도 없는 피부나이 측정을 제안해 왔다. 피부클리닉에 의뢰하여 직접 피부 나이를 측정해 보니 피부조직, 탄력도, 위치 테스트 결과 놀랍게도 50대 후반으로 나왔다. 박 회장은 이런 결과가 식초 때문이라고 얘기했다.

(사진) 박승복 전 샘표식품 회장이 식초의 효능을 경험하고 출시하게 된 샘표식품 인기제품 '백년동안' / 사진제공 = 샘표식품
(사진) 박승복 전 샘표식품 회장이 식초의 효능을 경험하고 출시하게 된 샘표식품 인기제품 '백년동안' / 사진제공 = 샘표식품

고 박승복 회장이 말하는 제대로 식초 먹는 법

하지만 식초도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보통 식초의 초산 농도가 5~6%로 위가 약한 사람이 그냥 마시면 위벽이 상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물에 타서 마셔야 한다. 고 박승복 회장의 식초 먹는 법을 따라하면 안심해도 좋다.

박 회장은 1회에 식초 18cc(작은 소주잔으로 1/3 정도)에 냉수를 묽게 타서 식후에 하루 3번 마셨다. (54cc를 하루에 세 번 나누어 마신다) 공복에는 속이 쓰리고 소화에 지장이 있으니 식후에 복용하였다. 냉수 대신 토마토주스를 타서 마시면 마시기가 더 쉽다고 한다. 식초는 사과 초가 좋으며, 너무 진한 식초는 피하고. 흑초는 식초 성분이 35% 뿐임으로 양을 늘려 사용한다.

박 회장의 경우는 사과식초와 흑초를 즐겨 마셨다. 박 회장은 식초가 피부에도 좋고 흰 머리카락도 방지해 준다고 했다. 그는 염색을 하지 않았지만 앞머리만 약간 흰 상태로 모발의 건강상태도 아주 좋았다고 한다.

내 가족이 안 먹는 것은 만들지 마라

건강한 기업인 고 박승복 회장의 식초사랑을 돌아보면서 샘표의 창업정신에도 주목을 하게 된다. 샘표의 1대 박규회 창업회장은 “내 가족이 안 먹는 것(못 먹는 것)은 만들지 말라” 는 경영철학으로 샘표를 이끌어 왔다. 고 박 회장은 샘표 창업 70주년에 이르기까지 장인정신 외길의 한 우물 가업(家業)정신으로 전통식품의 명가(名家)를 이룩함으로써 ‘어머니의 밥상’, ‘국민기업 3대’ 를 대한민국 기업사에 올려놓고 떠났다. 고인은 샘표가 국내 식품산업의 대표주자로 성장하고 있을 때 전경련 정주영(鄭周永) 회장이 전경련 회원 가입을 권유하자 스스로 중소·중견기업의 범위를 넘을 수 없다면서 끝내 사양하기도 했다.

(사진) 샘표식품은 우리맛 연구를 위해서도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사진) 샘표식품은 우리맛 연구를 위해서도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다.

박 회장의 별세로 창업 70주년에 이른 샘표는 미국에서 전자공학과 철학을 공부한 장남 박진선 사장의 3대 경영기를 맞았다. 박 사장은 선친으로부터 학습 받고 물려받은 가업정신, 본분과 분수를 고스란히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샘표식품은 '샘표 우리맛 발효학교' 를 진행한 데 이어 2016년에는 '우리맛 연구' 를 본격화 하기 위해 셰프, 영양학자,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우리맛연구팀' 이라는 팀을 새롭게 꾸리기도 했다.



[푸드경제TV 조양제 전문기자]